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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와 낭만의 도시를 노래하다 <San Francisco>

2015-10-20 14:24 조회 876
영화관 옆 음반가게
감동이 있는 영화, 음악 이야기

San Francisco


발표 | 1967년

가수 | 스콧 메켄지

작곡·작사 | 존 필립스



간단한 퀴즈 하나 먼저. 다음 단어들을 읽고 연상되는 도시는?


‘미국 캘리포니아, 케이블카, 금문교, 드라마 <몽크>, 비트세대, 히피 그리고 사랑의 여름(Summer Of Love).’


바로 자유와 낭만의 도시 샌프란시스코이다.


13세기 수도사 성(聖) 프란체스코의 이름으로 명명된 이 도시는 팝 음악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성지로 남아 있다. 토니 베넷이 부른 ‘I Left My Heart in San Francisco’도 유명하지만 스콧 메켄지가 1967년에 발표한 ‘San Francisco(Be sure to wear some flowers in your hair, 샌프란시스코에 올 때는 머리에 꽃을 꽂으세요)’ 덕이다.


1960년대 미국의 청년층은 기성세대와 다른 새로운 음악, 새로운 사고방식을 원했다. 스탠더드 팝이나 재즈는 이미 흘러간 옛 노래가 되었고, 물질만능주의 즉 자본주의 생활양식을 거부했다. 1967년 6월, 수만 명의 청년들이 캘리포니아 몬트레이로 몰려들었다.


훗날 록페스티벌의 효시로 불리는 이 몬트레이 팝페스티벌을 통해 지미 헨드릭스, 더 후, 재니스 조플린, 라비 상카 등이 일약 전국적 스타로 떠올랐다. 지미 헨드릭스가 기타를 태운 퍼포먼스도 이 공연에서의 일이었다. 그리고 대망의 축제 마지막 날에 등장한 스콧 메켄지는 뜨거운 환영을 받으며 ‘San Francisco’를 불렀다.


이 곡을 작곡한 존 필립스는 ‘California Dreaming’으로 유명한 마마스 앤 파파스의 멤버였다. 그는 과거 ‘저니맨’이라는 밴드에서 함께 활동했던 스콧 메켄지의 요청으로 페스티벌을 홍보할 수 있는 노래를 만들었다.


일설에 의하면 20분 만에 만들었다고 하는데, 수만 명이 몰릴 것을 두려워했던 몬트레이시 당국과 경찰을 안심시키기 위한 의도도 있었다. 즉 머리에 꽃을 꽂고 평화롭게 모여 음악을 즐기자는 메시지였다.


이 곡을 녹음하던 날 친구들이 만들어준 야생화 화관을 머리에 쓴 채, 메켄지는 불과 네 번 만에 보컬 녹음을 끝냈다. 싱글로 발매되자마자 반응은 뜨거웠고. 빌보드 싱글 차트 4위까지 올랐다. 영국, 독일, 아일랜드 등에서는 1위를 차지하는 기염을 토했으며, 전 세계적으로 약 7백만 장 이상의 음반이 팔린 것으로 추산된다.


이미 1967년 봄부터 샌프란시스코의 헤이트 애시베리 지역에는 남녀평등과 자유연애 사상을 바탕으로 공동 거주, 무소유, 반전을 주창하며 젊은이들이 몰려들었고, 이러한 움직임은 여름이 되면서 절정에 올랐다. 무려 10만 명이 몰려 함께 사랑과 평화를 노래한 이 전대미문의 실험은 ‘사랑의 여름’이라 칭해졌고, 뉴욕, LA 등 미국은 물론 영국 런던, 프랑스 파리 등 서구 대도시로 번져나갔다.


시사 주간지 <타임>의 1967년 7월 7일자 표지에는 ‘히피: 신문화의 철학’이 대서특필됐고, 예일대 법학 교수인 찰스 라이크는 ‘19세기 미국인이 기업 의식에, 20세기 미국인이 경영 의식에 사로잡혔다면, 이 새로운 히피 문화는 이를 잇는 제3의 의식’이라고 평했다.


1968년 체코슬로바키아의 민주자유화운동인 ‘프라하의 봄’에서 이 곡은 자유를 상징하는 송가가 되었고, 청년들은 ‘샌프란시스코에 올 때 꼭 머리에 꽃을 꽂고 오세요’라는 가사를 목청껏 부르며 구체제의 억압에 저항했다.


대중문화 전반에도 커다란 자취를 남겼다. 미국 현대사를 한 개인의 시선으로 바라본 영화 <포레스트 검프>(1994년)에 삽입됐으며, 전인권과 허성욱은 1987년 발표한 노래 ‘머리에 꽃을’ 전주에 이 노래의 멜로디를 도입했다.


1996년 드라마 <애인>의 삽입곡으로, 인기 개그코너 ‘울엄마’에서 김진수가 등 장할 때의 멜로디로 기억할 독자도 있을 듯싶다.


스콧 메켄지는 2012년 세상을 떠나 고인이 되었다. 하지만 샌프란시스코라는 도시가 존재하는 한, 박애와 자유를 노래한 그 뜨거운 여름만은 노래로 남아 사라지지 않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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