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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림태주 시인의 편지> 혼자인 나를 사랑해야 할 시간

2015-12-10 19:00 조회 3,316
림태주 시인의 즐거운 편지
림태주 시인의 내 삶을 위한 편지들

휴일은 소규모아카시아밴드가 부르는 <Love is Lie>처럼 온다. 1집의 설렘과 떨림, 풋풋함과 낯설음이 뒤섞인 채로 온다. 이 가벼운 낯설음의 익숙함이 나는 좋다. 휴일은 흐트러짐을 수용한다.


머리도 감지 않고 세수도 안하고 헝클어진 머리를 밴드로 묶고 헐렁한 추리닝을 입은 사람을 수용한다. 휴일은 또 혼자를 수용한다. 삶은 낯섦과 낯익음의 경계에서 피었다 진다. 오늘은 혼자라는 낯섦과 나라는 낯익음과 함께 마음껏 뒹굴며 놀 것이다.


나는 점점 혼자인 나를 사랑하고 받아들이는 연습을 해야 한다. 혼자 밥 먹고, 혼자 책 보고, 혼자 영화 보고, 혼자 울고, 혼자 잠들고, 혼자 일하고, 혼자 사랑하고, 혼자 떠나는 일들을. 너무나 오랫동안 여럿이 하는 일에 나는 길들여졌다. 이제는 혼자서도 잘 해야 한다. 그래야 뒷모습이 아름답다.


탁상달력에 표시해 둔 중요한 일 하나를 까맣게 잊고 그냥 지나쳤다는 걸 늦게 발견한다. 습관적으로 더 긴 잠을 청했거나 책 읽기에 빠져 놓쳐버렸을 것이다. 익숙한 편안함을 방심하지 말 것. 나의 익숙함을 방치하지 말고 살필 것.


메일함을 여니 한동안 소식이 궁금했던 친구의 편지가 도착해 있다. 편지는 그가 혼자라는 바이러스에 감염돼 힘겹게 투병하고 있음을 역력하게 보여주고 있다. 철저하게 혼자인 자들이 더 많이 사람을 그리워하고, 식물에게 물을 주고, 편지를 보내고, 곁의 고양이를 세심하게 아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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