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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 치료> 감정을 실은 소통이 믿음을 만든다

2016-01-07 09:00 조회 2,144
진짜 나를 만나는 심리학
불안함에 잠 못 들고 쉽게 욱하는 당신을 위한 심리치유법

어떤 직장인이 나에게 물었다.


“안녕하세요, 선생님. 선생님의 고견을 한 가지 여쭙고자 합니다. 요즘 신입사원에게는 이상한 특징이 있습니다. 자신의 일에는 물불 안 가리고 덤벼드는데 자신과 무관하다 싶으면 이기적일 정도로 무관심한 태도를 보이고 있습니다. 기업체 인사담당자들이 그러더군요.


‘소통’을 매개체로 이러한 태도를 잠식시키고 이를 통해 적극적인 태도를 드러나게 할 수 있을까요? 다른 관점으로 접근한다면, 이러한 태도를 바꾸기 위해 소통을 활용한다면 ‘소통’을 도구로 해야 하는 당위성을 어떻게 부여하면 좋을까요?”


『기생수』라는 만화에 이런 대사가 나온다.


“실제로 머리의 통제력은 대단했지. 다른 기생세포를 순식간에 그리고 완전히 잠재워 마음대로 조종했으니까. 그러니까 조금 전까지 적이었던 나조차 신체의 일부가 되어 흡수됐던 거지. 그 이후 내 의식은 거의 잠자고 있었어.”


“하지만… 그건 마치 노예생활 같은 거잖아?”


“그게 뜻밖에 아주 편하더라구. 자는 사이에도 늘 여러 가지 정보가 몸속을 지나가는 느낌이었어. 그게 무척이나 기분 좋아서… 이대로 무적의 생물… 고토의 일부가 되어 사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 싶기까지 했지.”


『기생수』, 학산문화사, pp. 8, 171


다세포 동물은 머리의 대단한 통제력으로 다른 단세포들을 순식간에 완전히 잠재워 마음대로 조종한다. 단세포들은 아주 편하고 여러 가지 정보가 몸속을 지나가는 게 무척이나 기분이 좋아서 다세포 동물의 일부가 되어 사는 것을 받아들인다. 단세포를 다세포로 만드는 게 통제와 정보다.


35억 년 전에 단세포가 생겨나서 계속 진화했고, 6억 년 전에는 다세포, 2~3백만 년 전에 최초의 인류가 탄생했다. 인류가 탄생한 이후 인류는 계속 집단을 늘려 왔다. 가족에서 씨족, 씨족에서 부족, 부족에서 국가, 단일 국가에서 다민족 공동체로 글로벌하게 진화해 온 것이다. 이들을 가능하게 한 건 소통이다.


단세포를 다세포로 만든 게 정보라면, 다세포(인간)를 또 다른 다세포(인간)들과 뭉쳐 집단으로 만든 건 소통이라고 할 수 있다. 세포 사이를 정보 교환으로 하나로 묶을 수 있었다면 인간 사이는 소통으로 하나로 묶을 수 있었던 것이다.


그런데 정보화 시대로 들어오면서 사정이 달라졌다. 이 시간에도 정보는 끊임없이 쏟아지고 있다. 특히 하이테크놀로지, 인터넷의 발달은 사람들이 굳이 오프라인에서 만나 소통하는 이유를 줄여 버렸다. 세포간의 정보 교환으로 다세포가 이루어지듯이, 인간도 정보 교환으로 집단생활이 가능하게 된 것이다.


정보화 시대는 심지어 세계를 하나로 묶는 글로벌 거대 집단으로 키웠다. 그래서 정보화 사회로 들어오면서 사람들은 소통은 소홀히 하고 정보를 더욱 소중히 하게 되었다. 그러다보니 소통은 점점 낯설고 어려운 것이 되었고, 정보는 손쉽고 효율적인 것이 되었다. 현대사회에서 소통이 소수 집단을 묶는다고 한다면, 정보는 다수 집단 더 나아가 세계를 하나로 묶는다고 할 수 있다. 비용 효율적cost-effectiveness인 면에서 훨씬 유리한 것이다.


부모들도 자녀들에게 소통을 강조하기보다는 이기적으로 키우는 경향이 있다. 현대사회에서는 소통하는 것보다는 자기 능력을 키우는 게(정보를 잘 다루는 게) 훨씬 유리하니까. 소통을 해 봐야 주위 몇몇이지만 정보를 잘 다루면 세계적으로 뻗어갈 수 있으니까 그렇다.


마크 주커버그가 그 예다. 인간적인 소통은 서툴지만 개인적인 능력은 뛰어나기에 페이스북이라는 전 세계 온라인 소통장치를 만들어 세계적인 부자가 되었다. 극단적으로 단순화시키면 오프라인에서 소통을 가장 못하는 사람이 온라인에서는 소통을 가장 잘하는 사람이 된 것이다. 정보와 인터넷, 하이테크놀로지가 있어서 가능한 얘기였다. 이런 추세는 학교, 교우관계, 직장생활까지 파급되고 있다.


대학 내에서 인간적인 소통을 하는 동아리들은 무너지고 있고, 직장 내에서도 이기주의가 만연하다. 요즘은 친구들끼리 만나도 소통하기보다는 PC방에 가 게임을 하면서 논다. 소통의 효용성은 정보화 기기의 발달로 점점 더 떨어지고 있는 것이다. 정보화 기기를 사용하면 훨씬 더 재미있게 놀 수 있고, 세계적인 수준으로 놀게 해 주니까.


이제 심각한 문제가 생겼다. 정보를 통한 소통이 강세를 띠다 보니 오프라인에서 사람들 간의 단합이 안 되는 것이다. 그리고 소통 훈련이 부족하다 보니 소통은 점점 더 낯설고 힘든 것이 되어가고 있다.


결과적으로 요즘 젊은이들은 인간적인 소통을 기피한다. 꼭 필요한 것이 아니면 굳이 인간적인 모임에 가려고 하지 않는다. 그보다 훨씬 재미있고 효용성, 가능성이 높은 온라인 정보화 소통이 있으니까 말이다. 집단을 이끄는 사람들에게는 안타깝지만 설득할 당위성이 없다.


실제로 회식에 잘 참가하는 직원보다는 정보를 자유자재로 효용성있게 구사할 줄 아는 직원이 회사에 더 도움이 되는 법이다. 아무리 인간관계, 단합을 강조하고 그의 기피로 인한 외로움, 우울증 등을 얘기해도 잘 통하지 않는다.


그런 외로움, 우울증은 정신과 가서 약 먹으면 좋아지는 것들이다. 실제로 정신과에서는 행복해질 수 있는 약(오프라인상에서 관계할 때 느낄 수 있는 기쁨과 만족을 주는 약), 심지어 사랑할 때 느낄 수 있는 행복과 만족감을 주는 약까지 개발하고 있다. 이런 추세는 점점 더 강해질 것이다.


그렇다면 자신과 무관한 일에 이기적일 정도로 무관심한 태도를 보이고 있는 신입사원들에게 ‘소통’을 매개체로 그러한 태도를 잠식시키고 자발적인 태도를 드러나게 할 수 있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방법은 한 가지밖에 없다. 소통의 맛을 느끼게 하는 것이다. 인간적인 소통의 맛을 느끼게 해서 스스로 소통을 선택하게끔 유도하는 것이다.


정보를 통한 소통과 인간적인 소통 사이에는 어떤 차이가 있을까? 바로 ‘믿음’의 차이가 있다. 아무리 말을 잘한다고 해도 그가 믿음이 가는 행동을 하지 않으면 신뢰할 수 없다. 아무리 올바른 정보를 제시해도 그에 수반하는 일관성 있는 믿음을 보여 주지 않는다면 그를 신뢰할 수 없다.


단세포 생명체를 다세포로 묶는 것은 정보 같지만 사실은 오프라인 만남이다. 세포가 서로 오프라인으로 밀접하게 붙어 있기에 그들은 한 몸같이 움직일 수 있는 것이다. 오프라인 소통이 기본으로 되어 있으니 자기를 믿고 맡기고 지시(뇌로부터의 정보)에 따를 수 있는 법이다.


정보는 서로를 묶는 작은 수단에 불과하다. 둘이 하나가 돼 큰 힘을 발휘하는 데 중요한 것은 서로에 대한 믿음, 그를 뒷받침하는 감정을 실은 소통이다.


일단 신입사원들한테 이기주의는 진정한 힘을 발휘할 수 없다는 것을 일깨워줘야 한다. 이기주의로는 진정한 관계를 맺을 수가 없다. 이기주의는 믿음을 줄 수 없기 때문이다. 우리가 누구를 믿으려면 정보 외에 일관되고 분명하며 예측 가능한 언행, 적절한 타이밍에서의 자발적인 언행이 필요하다. 이기주의는 그 사람을 어린애로 머물게 한다. 이기주의에 사로잡히고 정보만 휘두르는 자는 겁쟁이 어린애에 불과하다.


그는 불투명하고 변덕스러워서 아무리 그가 뛰어나고 돈이 많아도 그를 진정으로 사귀거나 사랑하고 싶어 하는 사람들은 없다. 영화 <소셜네트워크>에서는 주커버그가 상대와의 관계에서 얼마나 서툰지에 대해 잘 나온다.


오프라인 소통에서는 이익을 따지지 말고 베풀면서 신뢰를 쌓고 분업과 협동을 통해 이익을 얻어야 한다. 하지만 그는 눈앞의 이익만 따지면서 웅크리고 잔머리 굴리고 베풀지 못해 진정한 믿음과 사랑, 존경을 받지 못한다. 결국 오프라인에서 실컷 부딪치고 난 뒤 뒤늦게 깨닫는 걸로 영화는 끝난다.


두 번째로 신입사원들한테 오프라인에서의 마음을 연 만남이 어떤 긍정적인 효과를 주는지 체험케 해야 한다. 사이코드라마 워밍업 훈련 등이 도움이 될 것이다. 두 사람이 짝지어 한쪽이 눈을 감고 뒤로 쓰러지는 등의 훈련이 있다. 마지막으로 스스로 느낀 효과를 발표하게 하면 된다. 그러면 오프라인 만남에 대한 믿음이 더 굳건해질 것이다.


아무리 정보화 사회가 발달하더라도 잘 적응하는 비결에 빠지지 않는 것이 ‘원만한 인간관계’다. 누군가가 말했다. 21세기에 잘 적응하려면 다음과 같은 특질이 필요하다고.


1. 컴퓨터에 대한 지식

2. 정보를 수집하는 습관

3. 솟아나는 아이디어

4. ‘원만한 인간관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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