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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미네 이야기> : 길 잃은 블록조각(상)

2016-01-07 20:58 조회 261
숲속 나라 동화 이야기
엄마가 읽어주는 하루 5분 창작 동화 글.최재희

여기가 어딜까?

길을 잃은 작은 블록조각은 장난감통을 헤매고 있었어요. 길은 꼬불꼬불하고 자칫 발을 헛디디면 아래로 추락할 것 같았지요. 난장판이 된 장난감통 속에서 블록조각은 도저히 집을 찾을 수 없었어요.


블록조각은 그저 앞으로 걷고 또 걸었어요. 그러다 이전 길보다 훨씬 좁아진 길에서 발을 멈췄어요. 멈춰 서서 위를 올려보니 좁아진 이유를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었어요.


둥그런 곰 인형의 머리와 둥글 넙적한 곰 인형의 팔이 길을 떡하니 막고 있었어요. 가엾게도 곰 인형은 거꾸로 처박혀 있었어요. 블록조각은 거꾸로 처박혀 있는 곰 인형에게 물었어요.


“곰 인형아, 혹시 블록통으로 가는 길을 알고 있니?”


“어휴, 난 지금 거꾸로 매달려 있느라, 머리가 빙빙 돌아서 아무 생각도 할 수 없어.”


곰 인형은 울그락불그락 해진 얼굴로 대답을 했어요. 곰 인형을 도와주고 싶었지만 자신은 그저 작은 블록조각에 불과했어요. 자신보다 몸집이 훨씬 큰 곰 인형을 도와줄 수 가 없었어요.


곰 인형을 지나 길을 계속 가다보니 장난감 냉장고가 쓰러져있고, 장난감 딸기 케익이 길에 철퍼덕 엎어져서 울고 있었어요. 블록조각은 딸기 케익을 일으켜 먼지를 털어주고 눈물을 닦아주었어요. 그리고 냉장고 문을 열고 냉장고 안에 넣어주었어요. 딸기 케익은 냉장고 안으로 들어가며 기뻐서 함박 웃음을 지었어요.


블록조각은 딸기 케익을 도와주고 기분이 좋아졌어요. 그러나 어디로 가야할지 알 수 없는 자신의 처지를 깨닫고 이내 한숨을 쉬었어요.


원래 보미의 장난감통이 이렇게 어지러웠던 건 아니었어요. 그러니까, 오늘 오후 보미가 친구 슬이를 데려왔어요. 둘은 함께 장난감통을 뒤지고, 장난감을 이것저것 꺼내어 가지고 놀았어요.

문제는 그 후였어요.


“보미야, 장난감방 정리 좀 해야겠다.”


엄마는 저녁 밥상에 놓을 상추를 따러 마당에 가는 길이었어요. 열려진 문을 통해 보미의 장난감방이 훤히 보였어요. 엄마는 한숨을 쉬며 말했어요.


“나중에 할게요.”


“아니, 지금 해. 발 디딜 틈이 없잖아.”


보미는 엄마의 강요에 인상을 찌푸렸어요.


“그럼 엄마가 하던지. 난 지금 바빠요.”


보미는 티비에 나오는 어린이만화를 보며 건성으로 대답했어요.


“지금 안치우면 이제 우리 집에 슬이 놀러오지 말라고 할 거야.”


엄마의 협박에 보미는 입을 삐죽이며, 장난감방으로 들어가 주섬주섬 정리를 했어요. 그걸 정리라고 한다면 말이지요. 모든 장난감을 커다란 장난감통에 마구잡이로 집어넣고, 과자봉지는 발로 쓱쓱 밀어 문 뒤로 숨겼어요.


그 결과 블록통으로 들어가야 할 블록조각 하나가 장난감통속에서 길을 잃게 되었지요. 블록조각은 발밑을 살피며 조심조심 앞을 향해 걸었어요. 걷다 보니 멋진 집 하나가 보였어요. 다른 장난감들에 비해 이 집은 평화로워 보였어요. 그 집을 보자 블록조각은 그 집에 들어가고 싶었어요. 아까부터 걸었던 터라 다리가 무척 아팠거든요. 편하고 따뜻한 곳에서 쉴 수 있다면, 영원히 블록통으로 돌아가지 못해도 괜찮을 것 같다고 그 순간 블록조각은 생각했어요. 그래서 용기를 내어 그 집 문을 두드렸어요.


똑 똑


“누구세요?”


문을 열고 나온 것은 보미가 가장 아끼는 인형 세라였어요. 세라는 찰랑찰랑한 금발머리를 한쪽으로 땋아 늘어뜨리고, 발랄해 보이는 노란색 원피스를 입고 있었어요.


블록조각은 세라를 한 번도 본 적이 없어요. 그러나 세라는 장난감들 사이에서도 예쁘기로 소문난 인형이었기에 한 눈에 세라라는 것을 알 수 있었어요. 세라는 눈이 크고 입술이 빨간 아주 예쁜 인형이었어요. 블록조각은 세라의 아름다움에 잠시 할 말을 잃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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