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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계의 의미>​ : 13/48라는 숫자의 의미

2015-12-16 13:42 조회 5,574
가족의 탄생
가족이 불편한 사람들을 위한 관계 연습

13/48의 숫자의 의미


13/48. 묘비에 달랑 적혀 있는 숫자다. 아무리 들여다봐도 의미가 해석되지 않는다. 그러나 무덤 주인의 사연을 듣게 된 순간, 숫자의 의미를 알게 됐다. 그것은 2013년도 48번째 무연고 사망자라는 뜻이었다.


EBS 다큐프라임에서 전국의 대학생들을 통해 206명의 무연고 사망자의 삶을 추적한 적이 있다. 취재를 시작할 때는 다들 무연고 사망자들에게는 드라마틱한 사연이 있을 것이라고, 혹은 게으름이나 무책임함, 불성실 같은 개인적 결함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막상 열어본 그들의 삶은 특별하지 않았다. 한두 번의 실패가 있었지만 한 사람의 삶을 완전히 무너뜨릴 만큼 결정적인 것은 아니었다. 주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실패였다. 그럼에도 그들은 왜 혼자서 그렇게 쓸쓸한 죽을 맞이할 수밖에 없었을까? 그들을 지켜주었어야 할 가족은 어디에 있었을까? 왜 그들을 지켜주지 못했을까?


고독사한 사람들에게도 분명 우리와 같은 평범한 가족이 있었지만 그 사이에는 관계가 남아 있지 않았다. 가족은 사람이 사람으로 살아가기 위해 필요한 소속감과 애착, 심리적인 안정감을 주는 가장 기본적인 사회 단위이다.


하지만 요즘 시대의 가족이 정서적 공동체로서 온전히 제 역할을 다하기 위해서는 과거처럼 단순히 피는 물보다 진하다를 외치는 것만으로 충분하지 않다. 가족과의 관계에서 인정받지 못한 사람은 사회나 직장에서도 인정받지 못한다고 느끼고, 집 밖의 관계에서도 자꾸 그런 상황으로 스스로를 몰아가는 경향이 있다고 한다.


이제 언젠가 한 번은 혼자 살아야 하는 시대가 되었다. 취업이 되었든, 학업이 되었든, 또는 이혼이나 비혼이 되었든간에 누구나 일생의 한 시기쯤 1인가구로 살 가능성이 가까운 요즘, 고독사는 평범한 사람들에게도 그리 먼 이야기가 아니다.


각자도생의 사회, 살얼음판 같은 요즘이다. 어쩌면 우리에게 가족은 마지막 보루와도 같은 존재라고 할 수 있다. 어떤 상황에 처하더라도 혼자가 아니기에 홀로 버티지 않아도 된다는 가족에 대한 근본적인 믿음만 있다면 아마 사람들은 지금보다 훨씬 덜 외롭지 않을까. 그런 가족을 깨뜨리지 않기 위해서, 우리는 이제 관계를 생각해야 할 때가 되었다.



– EBS 다큐프라임 특별기획 <가족 쇼크-한집에 산다고 가족일까>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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