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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 개인과 ‘집단 속의 개인’은 다르다

2016-04-19 09:00 조회 323
생각을 바꾸는 이야기
최봉수 CEO의 나를 바꾸는 생각

개인과 ‘집단 속의 개인’은 다르다


리더십이란 결국 내가 아닌 집단 내 다른 사람을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움직이게 하는 힘, 권위. 문제는 어떻게. 그 방법을 연구할 때 집단 속에서 개인의 행동 성향은 중요한 요소다.


즉 독립 개체로서의 개인과 집단 구성원으로서의 개인이 어떻게 다른 태도와 행동을 보이는가 하는 문제다. 몇 가지 의미 있는 실험과 주장이 있다.


완전히 어두운 공간 속에 참가자들을 한 명씩 넣어서 정지 상태인 작은 불빛을 보여주고 광점의 움직임 범위를 그리게 한다 (사실 시각적 착시로 인해 정지해 있는 광점은 움직이는 것처럼 보인다. 이를 자동운동효과라고 한다)


그 후 참가자들을 한자리에 모아 광점이 움직인 범위를 집단적으로 기술하게 한다. 마지막으로 다시 각자 광점의 움직임 범위를 기술하게 한다. 그러면 처음 기술에는 사람들마다 다양한 광점의 범위를 보여준다.


그러나 마지막에는 거의 비슷한 광점 범위를 그려낸다. 그 사이 집단 토론 과정에서 의식적 혹은 무의식적으로 집단 의견이 생겨 이것이 개인의 판단에 영향을 미쳤기 때문이다. 이것이 셰리프의 자동운동 실험이다.


개인의 생각이나 행동은 외부의 어떤 압력이 없더라도 다른 사람의 행동에 영향을 받아 이에 동조한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비판이 나왔다. 애초에 광점은 움직이지 않는데 광점 범위를 그리라는 것은 정답이 없는 질문이기 때문에 집단의 의견이 개인에게 영향을 미쳤다기보다 모호한 상황 때문에 발생했다는 것이다.


그래서 새로운 실험이 실시되었다. 이번에는 아주 노골적이다. A카드에 일정한 길이의 선이 그려져 있고, B카드에는 세 개의 선이 그려져 있는데 2번 선이 A카드 선과 길이가 같고 1번과 3번은 2번 선보다 길거나 짧다.


그 후 일곱 명의 실험자가 모인 자리에서 각각 A카드에 그려진 선과 길이 같은 선이 B카드의 몇 번이냐고 질문을 한다. 누가 봐도 이건 100퍼센트 2번 선이라고 답해야 한다. 그런데 일곱 명 중 여섯 명을 실험도우미로 투입해 오답을 말하도록 조작했다.


그랬더니 놀랍게도 진짜 실험대상자 한 명의 정답률이 63%로 떨어졌다. 이것이 솔로몬 애시의 선분 실험이다.


이 실험은 세리프의 자동운동실험보다 집단의 의견이 개인의 판단을 좌지우지한다는 것을 극명히 보여준다. 너무나 뻔한 정답도 집단의 힘에 의해 왜곡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여섯 명의 도우미 중 한 명이 다른 답을 말하면 오답률이 25퍼센트 준다는 사실이다.


애시의 실험은 인간의 이성적 판단에 대해 적신호를 보냈다. 더욱 충격적인 실험이 이어졌다. 실험대상자들을 교사로 임명해 학생들이 문제를 틀릴 때마다 전기 충격을 가하라고 실험했다. 물론 칸막이 건너편 학생들은 실험도우미들이었다. 그리고 문제를 계속 틀리자 실험자는 실험대상자들에게 전압을 높이라고 요구했다. 그리고 실험도우미들은 그때마다 고통스런 목소리를 더 높이며 연기했다.


실험 결과 실험대상자 대부분은 몇 번 반복 후 포기 의사를 밝혔다. 그러자 실험 통제관은 결과에 대해 내가 책임지겠다라며 강도를 최고치까지 올리라고 재차 요구했다. 그랬더니 실험대상자 중 65퍼센트가 최고치의 전기 충격을 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험 후에 어떻게 그럴 수 있었느냐?라고 질문하자 돌아온 대답은 이랬다. 단지 시켜서 했을 뿐이다.


이 실험은 1961년 예일대 사회심리학 스탠리 밀그램 교수의 권위에 대한 복종 실험이다. 실험 결과가 얼마나 충격적이고 당시 사회 가치로서 받아들이기 힘들었는지 실험의 비윤리성을 이유로 밀그램은 정신분석학회로부터 1년 동안 자격을 정지당했다.


그러나 이 실험을 통해 개인이 집단 속에서 절대 권력에 얼마나 종속적인지가 드러났다. 그리고 집단 상황에서는 개인의 판단에 대한 책임이 분산되는 효과가 발생한다는 사실도 보여주었다.


집단 상황에서 개인의 책임 분산 현상을 최초로 발견한 사람은 막스 링겔만이다. 그는 줄다리기를 일대일로 할 때 한 명이 낼 수 있는 힘을 100이라 한다면 두 명, 세 명, 수가 늘어날 때마다 집단의 힘의 크기도 200, 300으로 늘어날 것으로 기대했다. 그러나 실험 결과, 두 명이 할 때 개인의 힘의 크기는 93으로 떨어지고, 3명일 때는 85, 8명이 함께하면 한 개인의 힘의 크기는 겨우 49에 불과했다.


, 집단 상황에서 개인의 공헌도가 분명히 드러나지 않거나 결과에 대한 책임감이 불분명할 경우 개인의 책임에 대한 태만 현상이 발생한다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실험자의 이름을 딴 링겔만 효과다.


이와 비슷한 심리현상으로 방관자 효과가 있다. 1964년 미국 뉴욕 퀸스 지역 주택가에서 키티 제노비스가 살해당했다. 강도가 35분 동안 세 차례에 걸쳐 제노비스를 칼로 찌렀다. 그녀는 도망치며 소리를 질러 도움을 요청했다. 당시 서른여덟 명이 집 창문으로 사건 현장을 목격했지만 아무도 그녀를 도와주거나 경찰에 신고하지 않았다. 이를 피해자의 이름을 따서 제노비스 신드롬이라고 한다.


이후 방관자 효과에 대한 여러 가지 실험이 진행되었다. 그 결과 위험한 상황을 목격하는 사람이 늘어날수록 도움을 줄 가능성이 적다는 결과가 나왔다. 한 여학생이 위험에 처했다. 목격자가 한 명일 때는 바로 도움을 줬는데, 두 명일 때는 서로 눈치를 보다가 한 템포 늦게 도움을 줬고, 여섯 명일 때는 모두가 다 얼른 눈길을 다른 곳으로 돌렸다.


제노비스 살인사건에서 서른여덟 명이나 목격을 하고 어떻게 아무도 도움을 주지 못했을까 의문을 가질 수도 있지만, 실험 결과 그 수가 늘어날 경우 도리어 책임감이 분산되어 방관할 가능성이 더 커진다. 그래서 많은 나라에서는 착한 사마리아인 법을 제정했다. 강도를 당하여 길에 쓰러진 유대인을 보고, 당시 상류층인 제사장과 레위인은 모두 지나쳤으나 유대인에 멸시당했던 사마리아인이 구해줬다는 <신약성서> 이야기에서 따왔다. 착한 사마리아인 법은 성서에서 이야기 속 제사장과 레위인처럼 위험에 처한 사람을 고의로 도움을 주지 않으면 구조거부죄로 처벌한다는 법이다.


개인과 집단 속의 개인은 다른 사람이다. 리더는 때로는 개인을, 때로는 집단 속의 개인을 다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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