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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 소통의 중요성> : 쓴 게 몸에 좋다는 말

2015-12-16 13:40 조회 2,651
가족의 탄생
가족이 불편한 사람들을 위한 관계 연습

쓴 게 몸에 좋다는 말


세 아이의 아빠 재범 씨는 좋은 아빠가 되기 위해 날마다 공부한다. 나이 터울이 많이 나는 아이들과 잘 소통하고 싶기 때문이다. 그래서 공부한 것을 토대로 아이들과 진지한 대화를 시도한다. “하루에 단 10분이라도, 매일 공부하는 습관을 들여야 해


하지만 그럴 때마다 아이는 또 시작이군, 하는 표정으로 알았다고 웅얼거린다. 아무래도 맨날 듣는 말이라고 허투루 듣는 것 같다. 재범 씨는 긴장을 늦추지 말라고 다시 한 번 못을 박는다. 그랬더니 이야기를 듣던 아이가 불쑥 묻는다. “아빠는 그래서 내가 뭐하고 싶어 하는지 알기는 하는 거야?”


갑자기 재범 씨 말문이 막힌다. “그럼, 당연히 알지. 운동 아니야?”라고 말했다가 왠지 자신이 없어 덧붙인다. “네가 하고 싶은 게 뭔데?”


그러자 아이는 됐어, 한마디를 던지고 방으로 쑥 들어가 버린다. 그런 아이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울컥 솟은 화를 가만히 억누르는 재범 씨는 생각한다. 그래, 몸에 좋은 약이 입에 쓴 법이니까. 자식들 잘되라고 듣기 싫은 소리를 할 수밖에 없는 자신의 노력을 언젠가는 아이들도 알아주겠지 생각할 뿐이다.


아이들도 아빠가 틀린 말을 하지 않는다는 걸 알지만 듣기 싫은 마음이 드는 건 어쩔 수 없다. 허심탄회하게 대화해보자는 아빠의 제안에 속는 것도 한두 번이지, 어차피 귀 기울여 들어주지도 않을 이야기, 별로 하고 싶지 않다. 아빠에게 허심탄회한 이야기는 공부에 관한 것뿐이니까. 이대로라면 점점 더 아빠와 이야기하는 시간이 줄어들고 사이도 멀어질 것 같아 사실 아이들도 걱정이 된다.


쓴 게 몸에 좋을 수도 있다. 하지만 어떻게 해야 상대를 위한 쓴 소리가 상대방에게 제대로 전달될 수 있을까? 가족이라면 어떻게 해도 무조건 서로의 진심을 이해할 수 있다는 말이 과연 진실이기는 한지 의문이 드는 요즘이다.


어디서나 소통이 문제다. 소통은 현대 가족의 가장 중요한 숙제가 되었다. 지난 몇 십년간 너무나 급변한 사회를 맨몸으로 고스란히 지나온 지금의 가족은 서로 경험했던 사회의 온도차가 너무 크기 때문에 어쩌면 서로를 이해하기가 가장 어려운 세대일 것이다.


그러나 가족이 가족에게 위안과 용기를 얻지 못한다면 어디에서 위로를 구할 수 있을까. 가족은 무조건 이심전심이 가능하다는 헛된 신화를 버리는 게 서로를 이해하는 첫걸음이다. 어쨌든 우리가 돌아갈 마지막 장소는 가족, 가족이니까.



– EBS 다큐프라임 특별기획 <가족 쇼크-한집에 산다고 가족일까>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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