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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美 특강 <까치호랑이>, 작가미상, 下편

2015-12-14 09:10 조회 765
오주석의 옛그림 읽기의 즐거움
미술사학자 오주석이 들려주는 우리 미술의 아름다움 <한국의 미 특강>

<수렵도> 고구려 무용총舞踊塚 벽화, 5세기, 만주 집안集安 소재.


일본 사람들은 규칙을 잘 따르는 반면 남들 하는 것 따라 하는 것도 부끄러워하거나 싫어하질 않지만, 조선 사람들은 어디까지나 뿔뚝거리는 기질이 있습니다. 나는 좀 다르게 그려 주시오! 하는 것이지요.


그래서 까치호랑이 그림이라 해도 제각기 다 다릅니다. 일본 여관이나 횟집에 가 보면 늘 보인은 그림 있지요? 그 그림이 그 그림처럼 보이는 우키요에浮世畵라고 하는 채색 판화를 많이 걸어 놓았습니다.


화려하고 섬세하지만 반복적인 제작으로 개성이 약한 그림, 일본 문화의 특징 가운데 하나입니다. 하지만 한국인은 일찍이 팔만대장경의 놀라운 목판화 문화를 갖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그림이라면 붓으로 그려 낸 생생한 작품을 좋아했지 목판화로 찍어 낸 것은 그다지 좋아하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조선시대의 목판화 그림은 극히 적습니다.


보십시오! <까치호랑이>라도 이렇게 서로 다른 것을 그렸습니다. 이 호랑이는 보디빌딩을 한 것 같지요? 그리고 사람도 대개 몸집 좋은 이들 중에 오히려 유순한 성품의 사람이 많듯이 얼굴 표정이 상당히 멍청하죠? 게다가 귀가 너덜너덜해서 어벙하기 그지없습니다.


그런데 호랑이에 비하면 까치는 부리며 깃이며 온통 뾰족뾰족하게 그려진 데다 눈은 또 또랑또랑 해서, 마치 너 지금 몇 번 얘기해 줘도 못 알아듣는 거냐? 하고 야단치는 것 같죠. 그리고 마치 어린이들 그림에서 여백 없이 공간을 꽉 채우듯이, 화가는 화폭을 가득 메워 그렸습니다.


이런 순진한 그림에서는 해부학적으로 맞느냐 안 맞느냐가 중요한 점이 아니고 그림에 생기가 있는가 없는가? 즉 그림이 통째로 살아 있는가, 아닌가 하는 점이 초점이 됩니다. 이렇게 멋진 민화를 그린 환쟁이가 현대에 태어났다면 틀림없이 훌륭한 예술가가 되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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