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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로아티아 여행 1편> 요정이 사는 호수, 플리트비체

2015-09-29 17:40 조회 2,460
여행자의 노트
이 곳 저 곳 떠돌아다니며 느낀 여행자의 지극히 개인적인 독백

요정이 살고 있는 16개의 호수,

플리트비체


..Plitvice



TV를 잘 보지 않는 습관 탓에 전국적으로 꽤나 유명했던 '꽃보다누나' 라는 프로그램 역시 나에겐 그냥 생소한 이름이었다.

그 프로그램 덕에 크로아티아 여행이 더욱 활성화가 되고 여행사 홈페이지마다 꽃누나 라는 수식어가 붙었다고 하지만 나에게 크로아티아는 그냥 '축구 잘하는 나라' 그 정도의 얇디 얇은 지식만 존재할 뿐이었다.

그러다 이번에 동유럽에 가는 김에 그 유명하다는 크로아티아의 두브로브니크도 한번 보고자 크로아티아 역시 여정으로 정했지만, '두브로브니크'만 생각했던 내 짧은 식견에 일침을 가한 곳이 바로 이 플리트비체 국립공원이었다.


입 밖으로 소리내면 옥구슬이 떨어질 것 같은 '플리트비체'의 발음만큼이나 이 곳은 참 아름다운 곳이었다. 표를 끊고 매표소를 지나 플리트비체에 들어가는 순간 자연이 내려준 선물을 맘껏 감상할 길로 접어들게 된다.


울창하고 무성하게 우거진 숲과 깎아내린듯한 절벽, 그리고 그 곳에서 빛내림처럼 떨어지는 폭포들이 여행자를 기쁘게 맞이하고, 굽이굽이 꼬부라진 길을 걸어 내려가다보면또다른 신천지가 펼쳐진다.

이 곳에서 탄성을 지르지 않는다면 감성이 모두 메말라 버린 사람으로 단정지어도 될 정도의 아름다운 옥빛의 호수, 그리고 그 안에서 자유로이 헤엄치는 송어떼, 호수를 가로지르며 수면 위를 수놓는 오리들까지.

이 곳이 과연 21세기의 한 장소가 맞나싶을 정도로 천연 그대로의 자연을 보여준다. 물이 얼마나 맑고 투명한지, 바쁜 걸음을 잠시 멈추고 호수 위로 이어진 나무 다리 위에 쪼그려 앉아서 물빛을 감상하다보면 한 자리에서도 수십 분은 후딱 지나간다.


나 역시 빨리빨리에 익숙해진 한국인이라지만 이 곳에서 빨리빨리 걸음을 재촉하는 사람이 무슨 여행잔가.

그 자리에 주저앉아(뒷사람의 진로를 방해하지 않는 곳에서)에메랄드 물빛, 그 속에서 뻐끔뻐끔 입을 벌리며 노는 송어, 물 위로 비치는 윤슬과 푸른 하늘빛을 감상하며 혼자만의 시간을 즐기다가 다시 걸음을 이어나간다.


에메랄드빛 호수를 한껏 감상하고 울창한 숲으로 들어가면 그 곳에서는 자연이 만든 석회 침전물의 댐, 그 위로 크고 작은 폭포들이 그림처럼 펼쳐진다. 인위적인 건축물보다 대자연을 사랑하는 나로서는 셔터를 연이어 눌러대다가도 눈으로 감상할 수 있는 시간이 아쉬워 다시 하염없이 바라보고, 그러다가 또 찍고 탄성 한번 내고. 혼자 신이 나서 이 자연을 맘껏 누린다.


가다보면 비슷한 풍경이 계속되다보니 지루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은 분명 기우.

이 곳은 화려한 볼거리로 매력을 찾는 곳이 아니다. 신이 주고 자연이 선사하는 이 청정자연을 한껏 보며 정말 요정이 살고 있을 것 같은 아기자기함에 반하는 곳이다.


유러피안들은 이 곳에서 2~3일씩 머무르고 간다 하니, 반나절 잠깐 보고 가는 우리나라 여행상품은 말 그대로 수박 겉핥기가 아닌, 플리트비체 겉핥기. 이 곳의 아름다움은 여행자들의 마음까지도물빛과 같은 에메랄드 옥빛으로 물들게 한다.


플리트비체만큼은 내 짧은 글솜씨로 아무리 미사여구를 붙여도 표현할 길이 없다.

나의 개인적인 여행기라고 하지만, 그래도 이 글을 읽는 여러 사람들에게 이 곳의 아름다움의 단 1/100이라도전달할 수 있다는 점에 개인적으로 참 기쁠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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