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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위의 풍경 6장 ​우리가 통과한 시간의 터널

2016-02-11 09:00 조회 300
길 위의 풍경
여행자와 함께 흐르는 하늘과 바람과 강물, 풍경에 관한 진심어린 소통

우리가 통과한 시간의 터널


누구나 자신이 사는 당대가 가장 어렵게 마련이지만, 돌아보면 그 시절 그 사람들은 어떻게 저 시대를 통과해왔나, 아득한 역사의 순간들이 있다. 660년 백제가 망하고 900년 후백제가 개국을 선포할 때까지 백제의 유민들은 그 시절을 어떻게 견뎠을까.


1592년 임진왜란부터 정유재란에 이르기까지 우리들이 사는 이 땅에는 무슨 일이 있었나, 1894년 동학군의 후예들은 지금 어디에서 어떻게 살고 있는가…


레이황이라는 중국 출신 사학자는 <1587, 아무 일도 없었던 해>라는 책을 통해 잔잔한 역사의 수면 아래를 응시하는 놀라운 통찰력을 보여주었으나, 역사를 보는 시선이 평범한 우리로서는 격동의 세기가 빚어내는 시간의 용트림에 더 눈이 갈 수밖에 없다.


20세기…


아, 20세기! 우리가 얼마 전에 통과한 이 세기만큼 땀과 피와 눈물로 범벅이 된 세기도 흔치 않을 것이다. 그 찝찔한 냄새가 싫어서일까… 역사책은 이 시기를 암호화된 숫자로 가르친다.


1905, 1910, 1919, 1931, 1937, 1941, 1945, 1948, 1950, 1953, 1960, 1961, 1980, 1987… 각기 을사늑약, 경술국치, 3․1운동, 만주사변, 중일전쟁, 태평양전쟁, 해방, 남북단정(4․3 제주항쟁, 여순사건), 6․25, 휴전협정, 4․19, 5․16, 5․18, 6월 항쟁 등… 전자에 비해 전혀 친절한 게 없는 부가 설명의 어두컴컴한 행간 속에 우리가 힘겹게, 숨가쁘게 통과하는 사이 우리는 우리도 모르게 훌쩍 21세기로 건너왔다는 것이 내 생각이다. 어쩌면 아직도 정면으로 응시해보지 않은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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