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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위의 풍경 2장 ​데미샘, 물길을 거슬러 오른다는 것

2015-12-29 09:00 조회 336
길 위의 풍경
여행자와 함께 흐르는 하늘과 바람과 강물, 풍경에 관한 진심어린 소통

데미샘, 물길을 거슬러 오른다는 것


섬진강의 발원지로 알려진 진안군 백운면 선각산 원신암마을 데미샘으로 가자면 지구 탄생의 비밀을 보여주는 마이산의 뒤안길로 접어들어야 한다. 그곳으로 가다 보면 아름다운 마을 조성 사업의 일환으로, 마을 전체 이미지 혁신 사업이 한창인 면소재지도 거쳐야 한다.


데미샘에서 시작되는 섬진강



앞선 이야기를 조금 더 연장해서 생각해보면, 이 지구에 난 첫 길은 모두 물길이었을 것이다. 높은 데서 낮은 데로 흘러 너른 유역을 만들고, 마침내 세상의 물들은 모두 바다에 모여 뭉게구름으로 피어올라 떠돌다가 비로 쏟아진다.


따라서 세상의 모든 물길은 지구가 처음으로 제 몸에 그린 지도라고 할 수 있다.


참으로 놀라운 일이 아닌가. 대기가 형성된 이후 여기 지구에 갇힌 것들은 어떤 것도 지구를 빠져나가지 못 했다.(이소연씨를 비롯한 우주인들이 우주에 가서 소비한 것들은 아직까지는 극히 미미한 소량이니 논외로 치자) 지금 우리가 마시는 물은 수 천 년 전 우리 조상들이 마셨던 그 물이다. 지구의 생명 시스템은 자급자족과 자기정화라는 두 가지 틀 안에서만 이루어진다. 환경을 염려하면서, 우리가 ‘엔트로피’를 운운하는 까닭이 여기 있을 것이다. 결국, 파 먹을 것은 우리 자신 밖에 없다.


이런 점에서, 우리가 물길을 따라 거슬러 올라가 발원지를 찾는 행위는, 순환과 자기 정화로 일관한 지구의 생애를 더듬어보는 일이라고 할 수 있다. ‘개울물 모여서 시냇물, 시냇물 모여서 큰 강물’이라는 동요가 가르쳐주듯이, 하나의 강은 수많은 물줄기가 합류하여 이루어진 것이다.


그럼에도, 물줄기의 길이를 따져 발원지를 찾는다는 것, 우리는 늘 근원이 궁금한 것이다. 우리는 도대체 어디서 왔고, 어떻게 흘러왔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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